제품사용기

[AF212] 늦었지만 하이디오 업그레이드(세미) 사용기

오디좋아-다움블로그 2015. 5. 17. 15:14

작성자 유정식 날짜 2004-11-14
제목 [AF212] 늦었지만 하이디오 업그레이드(세미) 사용기
제품 받은지 두어달 된 것 같은데, 지각 사용기 올립니다. 두어달 걸려 간단 시청 소감 올리기도 왜 이리 힘든지... 책임 전가는 바쁜 생활 반 게으름 반.. 아 중간에 이사를 해서 바뀐 청취공간에 적응하는 것도 한몫 했네요.

이전 제품 비교 방식은 기존 세트를 보유한 상태에서 새제품을 비교 청취한 방식이므로 나름대로 비교가 쉬웠습니다만, 이번은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어서 과거 기억에 의존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초기 하이디오 2010세트를 세미 모델로 업그레이드 받았습니다.

첫 느낌은 고역의 확장. 하이디오가 212-ST의 세미와 튜브의 중간정도의 음색을 가졌다면, 이는 당연한 느낌이랄까..제가 고역이 개방적인 델타를 사용하는 관계로 다소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 장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경향이 있는데, 델타가 피아노 소리의 청명함으로 널리 알려진 이유는 개방적인 고역이 한몫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 경우 현악기의 두툼한 질감 재쟁에 있어서는 다소 날이 선 음으로 화답하여 피곤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것 같습니다.

두번째 느낌은 굵어진 음색입니다. 남성적이랄까.. 이 부분은 오디오에는 관심이 없어보이는 와이프가 하이디오 들인지 하루정도 지났을때,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말에서도 알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음이 또렷해졌다고 하는데... 음상이 아니라 굵기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2010과 212-ST 사이에도 이같은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바, 기존 212-ST와의 객관적인 비교가 아쉬울 따름이네요.

한번은 아침에 잠깐 음악을 듣다가 하이디오와 시디피의 전원을 끄는것을 깜빡 잊고 켜놓은채로 외출한 적이 있었습니다. 늦은 밤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았는데, 18시간 정도 켜놓은 상태에서 루벤곤잘레스의 앨범을 올려보았습니다. 루벤의 첫트랙은 cha cha cha로 쿠바의 전통악기들이 뿜어내는 고역이 상당히 부담스러워 T-Square의 섹스폰 소리와 견줄만 합니다. 하지만, 그날은 고역이 이처럼 부드럽게 들린적은 없었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그 치고 올라감을 잃지않고 무대 또한 뒤로 물러서서 입체감이 한층 살면서 악기간 윤곽이 한층 또렷해 집니다. 와이프도 저도 놀라 벌어진 입을 한동안 다물지 못했습니다.

하이디오를 통해 이런 소리와 음악을 원했었는데... 지금까지 계속 2% 부족함을 느끼고, 델타의 고역 다스릴 계획만을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9800트위터에 연결한 0.2옴 저항을 0.5옴 정도로 올려볼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죠. 케이블이나 연결 방식도 바꿔볼 계획이었습니다. (TR앰프 또한 에이징과 예열에 이처럼 다른 소리를 내주다니), 여유가 되면 꼭 차폐 AVR도 들여야 겠습니다. 기본적인 환경 조성 후에 제대로된 실력발휘가 가능하겠지요. ^^;

하이디오의 기본기는 이전에 비해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것이 분명합니다. 굵은 선과 질감은 높아진 출력과 드라이빙 능력을, 고역의 확장과 저역의 풍부함은 앰프로서는 기분좋은 일입니다.

하이디오는 참 좋은 앰프입니다. 제가 가진 소니 STR DB-1070의 출력은 스테레오시 100w가 넘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에서 이녀석은 구동력이 하이디오의 반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하이디오의 live함에 비하면 dead함에 가깝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소니의 화려한 음색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외의 느낌입니다. 지인중에는 앰프는 다 비슷하다며 b&W 1nt를 리시버에 물려 쓰시는 분이 계십니다. 음악을 들어보면 제 느낌은 아니올시다 입니다. 하지만 그 분은 만족하시죠. 그래서 함부로 말은 못하고... ^^; 오디오가 이런거죠..

아뭏든 18시간 예열 후 들었을 때의 음을 저에게 항상 들려준다면 하이디오는 저에게 완벽한 앰프가 될 듯 싶습니다. 세미 업그레이드 모델이 저에게 주는 가장큰 숙제는 고역의 다스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미와 튜브 모델의 중간 정도로 튜닝된 하이디오가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