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사용기

[MS15A V2.0] 오디오 필 MS-15A ver2.0 사용기

오디좋아-다움블로그 2015. 5. 17. 15:32

작성자 박영진 날짜 2007-06-28
제목 [MS15A V2.0] 오디오 필 MS-15A ver2.0 사용기

오디오를 10년 쯤 하다보니 기기 셋팅에 디테일한 부분까지 어느 정도 만족을 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바꿈질도 멈춰가고 음악을 제대로 듣게 되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 역시 오디오 쟁이는 귀를 한가하게 내버려 두지 못하는 듯 어느덧 헤드폰 쪽에 관심이 가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오디오와 비교한 헤드폰의 장점이라면 오디오에서 느끼지 못하는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겠고 심야에 큰 음량으로 듣기 불편한 오디오의 단점으로 인해 헤드폰도 아주 큰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역시 스케일 감에서 오디오를 능가하기는 불가능한 것 같구요. 오디오는 몸으로 느끼는 부분도 상당한 비중인데 헤드폰에서는 그 점이 극복하기 힘든 단점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영역에서 서로 장단이 있겠고 헤드폰도 상당히 큰 매력이 있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오디오 보다 헤드폰의 장점이 또 한가지 있다면 물론 고가격으로 가면 끝이 없는 건 마찬가지 이겠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것이겠지요. 젠하이저 레퍼런스급인 HD-650을 45만원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건 오디오 스피커의 가격에 비한다면 상당히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필자의 주 관심 음악분야가 클래식이기에 그리고 지금까지 오디오 경험에 비추어 가격만 허락한다면 언젠가 해당 제품의 최고 라인업에 도전하는걸 알기에 HD650을 기꺼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HD650,,아주 좋은 헤드폰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울리기 힘들다는 것이 큰 어려움이지요.


이러한 HD650을 저렴하게 최상의 울림을 얻을 수 있을까 이것 저것 전전하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편의상 경어는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물려본 앰프의 수는 얼마되지 않는다.

공제 몇 가지, 외국 기성품 몇 가지 인데 그 중 650을 만족스럽게 울려준 앰프는 전무했다.

어떤 앰프는 저역이 단단하긴 한데 너무 경직된 울림이었고 그외 대다수는 HD650의 멍청(?)한 듯한 소리와 결합되어 더욱더 멍청해지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HD650은 색깔이 분명하다.

일단 음색이 어둡고 고역이 닫혀있다. 저역 또한 둔중하여 빠르고 다이나믹한 성향의 오디오특성과 가는 길이 다르다.

그런데 HD650을 물리치지 못하는 이유는 소리의 그윽함과 고급스러운 음색에 있다.
다른 여타 헤드폰 들이 빠른 응답특성과 밝고 화려한 고역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HD650은 그런 특성과는 전혀 거리를 두고 있다.

마치 스피커계의 ATC와 유사하다고 할까..?


하지만 HD650을 제대로 울리는 앰프만 있다면 정말 다른 기기들은 쳐다보지도 않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들어본 앰프가운데 그래도 650곁에서 살아남은 녀석이 있으니 바로 ms15A였다.
ms15A와 650의 매칭은 그나마 다른 앰프 보다 여러 측면에서 중간이상은 한다는 생각이었으니 좋은 매칭이라기 보다는 가격과의 타협이 들어맞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물론 단점은 존재한다. 먼저 해상도가 떨어지고 다이나믹과 반응속도 면에서도 부족하다. 오케스트라 총주에서도 악기간의 명료한 소리는 안 들리고 뭉치기 일쑤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앰프보다 중간이상은 했기에 살아남은 녀석이었다.


에이징되면서 소리는 조금 향상 되었지만 기본 음색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 가운데 오디오 필로부터의 반가운 소식,,바로 2.0업그레이드 였다.


오디오 쟁이들은 소리가 나아지는 것도 반갑지만 새로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더군다나 개선사항도 사용자여론 수렴절차를 거쳐서...


게시판에 몇 글자 남겼더니 내가 바라던 성향의 소리로 튜닝이 된다고 한단다...더 기대를 갖게 됐다. 그리고 신청해서 새로운 ms15A를 받아보았다.



2.0버전이 1.0에 비해 가장 큰 차이라면 소리의 윤곽에 있다 할 수 있다.

1.0에서 배경소리에 묻혀버리던 보컬과 중심악기의 음색이 뚜렷해졌다.


그 덕분에 해상도가 아주 좋아 졌고 배경이 매우 깔끔해졌지만 보컬 같은 중역대에서의 허전함은 오히려 1.0보다 아쉬운 부분으로 느껴졌다.

여기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1.0, 2.0 두 가지를 다 사버려? 아님 다 팔고 딴 기기로 올라탈까?


그런데 오디오 필에서 문자가 도착,,,,

기기의 추가 보완사항이 있으니 다시 교체해서 주신단다....

도대체 어떤 결점이길래....

암튼 통화를 해보니 1.0보다 안 좋게 들린 장르가 있었다면 이번 교체 제품에서는 그런 장르까지도 새 버전이 나아질 거라고 확신을 하신다.


도대체 저런 확신은 어디서 생긴 건지...

암튼 다시 택배로 기기를 교환했고 본격적으로 재 시청에 들어갔다.


드디어 최종 기기 도착..



1.0이 처음 왔을 때 실망스러운 소리였지만 에이징되면서 소리변화는 굉장히 크게 와 닿았다.


그런데 2.0은 물론 본사에서 발송 전 충분한 에이징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이번엔 에이징을 하지 않았음에도 1.0보다 처음 와 닿는 소리의 느낌은 한단계 위의 소리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에이징은 충분히 필요한 절차이므로 이틀 정도 잠깐 잠깐 들어만 보다가 삼일째부터 정식으로 비교시청에 들어갔다.


오디오 비교 시에 주로 사용하는 Tutti 1.0과 제니퍼 원스의 헌터 앨범, 자끄 루시에의 play Bach, 메리블랙의 No frontiers, 베르너 토마스 미푸네의 Harmonies Du Soir 앨범으로 비청하였다.


역시 2.0의 1.0과의 다른 확연한 차이는 소리의 윤곽에 있다.


1.0같은 경우 주변 배경음에 보컬과 각 악기가 묻혀 산만한 느낌이 있었지만 2.0의 경우 산만한 느낌은 전혀 없어졌다.



뚜띠 1번의 경우 이 점은 확연히 드러난다. 배경이 깨끗해져서 각 파트 별 연주가 뚜렷하고 배경이 깔끔해져서 오디오적 쾌감이 좋아진 느낌이다.


이러한 개선 사항으로 인해 가장 다른 소리로 와 닿는 부분은 바로 음장의 넓이에 있다.


해상도의 개선과 한결 깨끗한 배경으로 인해 음장이 기존에 비해 훨씬 넓어 졌다.


첼로 앨범의 경우 첼로 소리의 두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줄었다고 해서 첼로가 바이올린 소리가 나는건 아니고 배음은 적절히 유지하면서 현의 긁음은 사실적으로 와 닿는다.


저음 테스트를 할 때 항상 사용하는 제니퍼 원스의 헌터 앨범에서 2.0의 오디오적인 쾌감은 가장 크게 느껴진다. 8번의 way down deep에서의 첫 드럼 소리는 드럼의 떨림 까지 세세하게 표현된다. 다이나믹 측면과 반응속도 면에서도 튜닝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뚜렷하다.


skel6120의 경우 저역의 박력은 더 좋긴 했는데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어 오히려 음악성을 해치는 경험을 했었지만 2.0의 경우 저역의 다이나믹이 음악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튜닝되어서 아주 기분좋은 저음과 쾌감이 느껴진다.



메리블랙 앨범의 보컬 같은 경우 촉촉한 느낌은 줄어들었지만 해상도가 좋아져서인지 아주 섬세한 느낌이 난다.


자끄 루시에의 바흐 앨범에서도 각 악기의 구분이 선명하고 심벌 소리가 찰랑대는 느낌이 아주 달콤하다.

이러한 경향으로 튜닝하다 보면 고역에서 치찰음이 발생하기 쉬운데 전혀 거칠지 않고 매끄러운 고음으로 튜닝되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1.0에 비해 2.0은 하이파이적으로 거의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나아졌다. 아니 완전히 다른 앰프가 되었다고 하는게 맞는 얘기일 것 같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저음량에서의 음질 개선이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보통 저음량에서의 자연스러운 질감확보를 위해 A클래스로 동작하도록 설계되는 앰프가 있는데 그러한 기술이 접목된 잘 만들어진 앰프의 경우 저음량에서도 전대역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2.0의 경우 8시 이전의 볼륨을 가면 대역이 약간 좁게 들리는 느낌이다.




이는 에이징을 통해 개선되리라는 바램을 가져본다.


앞으로 에이징이 된 후의 HD650과 MS15A의 소리가 더 없이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1.0에서 2.0으로의 가장 큰 변화는 현대적 오디오소리의 경향인 쿨앤클리어 성향으로의 변화와 좀더 하이파이 쪽으로의 접근인 듯 합니다. 오디오에는 아직도 빈티지의 푸근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어느게 좋은 소리이고 어느게 옳은 소리다 하는 정답은 없어보입니다.



저 또한 어느 기기가 더 좋다라는 표현보다는 이러한 소리가 내 성향에 더 맞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길 원합니다. 자기가 좋은 쪽으로 듣는 게 오디오 겠지요,,



다만 이번 2.0버전은 현대 오디오의 몇 가지 기준 즉, 해상도, 음장, 다이나믹, 대역폭 등이 1.0에 비해서 완연한 개선을 이루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Ms15-A 2.0 와 HD650의 매칭 정도라면 굳이 다른 앰프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